저주인건가..
내가 축구를 좋아하고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비운의 선수라고 생각한 선수는 최용수와 황선홍이었다.
황선홍은 마지막의 화려한 불꽃으로 인해서 그 모든 게 잊혀져 버리면서 영광의 선수로 남아있지만, 아마도 본인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의 축구 인생은 실패 했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으니..
최용수의 1998년 월드컵 예선을 기억한다. 불꽃같은 투지와 어떻게든 밀어넣어서 집어넣는 선수였다. 그러나 최용수의 축구 인생은 1998년 월드컵 본선과 함께 뭉개진 것 같다. 그 이후 그 때만큼의 후광을 풍겨주지는 못 했다. 리그에서 잘하다가도, J-리그에서는 아주 날아다녔으니까.. 국가 대표 경기에만 나타나면 뭔가 자기 자리가 아닌 듯한 어색함이 보였다. 아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98년 월드컵과 함께 그에게는 엄청난 부담감이 다가왔고, 그의 내성적인 성격과 함께 비운의 스트라이커가 되어 버렸다.
두 비운의 스트라이커는 내 생각에 아마도 우리 나라 스트라이어커의 조합 중 역대 최고였으리라 생각한다. 제대로만 풀렸으면이라는 전제긴 하지만.. 98년 예선까지만 해도 잘 나갔다..
어쨌든 요즘은 계속 이동국이 그 두 사람과 오버랩되어 나타난다. 수많은 저주 속에서도 마지막 반짝하는 불꽃으로 인해서 그 모든 저주가 사그라져버릴 것인가? 아니면 저주 속에서 자신이 스러져 버릴 것인가?
사람의 말은 내뱉는 순간 그 자체만으로 의지를 가진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이 뱉는 저주는 더 큰 의지를 가지지 않을까? Lee는 그 저주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