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사동이라는 곳도 7-8년전 이전에는 종로에서 2-300미터 떨어져 있지만, 그 곳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뭐.. 삼청동 역시 그렇죠..

 

오늘 3월 인데도 눈이 오더군요. 그래서 눈 구경을 서울에서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이 어딘가 생각하다가, 진선 북 카페로 갔습니다. 카페라는 말 그대로 카페입니다. 물론 뭐 간단한 식사류도 됩니다. 보통 식사되는 카페에서 되는 그런 식사류 말이죠..

 

오늘도 역시 2층에 앉았습니다. 이 카페의 장점은 큰 창문, 경복궁 바로 옆, 그리고 청와대 올라가는 길 바로 옆이라 나무가 가로수가 괜찮습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8시였던가요? 그 시간이 넘으면 청와대 올라가는 길은 교통이 통제가 됩니다. 어쨌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도심 한 가운데지만, 왠지 교외 같은 느낌을 줍니다. 더구나 카페도 그냥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분위기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정원도 있고, 정원에는 테이블이랑 의자도 놓여 있고...

 

2층 창문 옆에 앉아서 가로수 옆에 눈꽃 피는 걸 계속 쳐다 봤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그것도 중심가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차로는 5분도 안 걸리죠.. 이런 교외 같은 풍경을 주는 곳은 드물죠.. 차 한잔 마시면서 계속해서 주변 풍경을 쳐다 봤습니다. 사실 차는 그리 맛있는 차는 아닙니다. ^^ 그냥 나쁘지 않은 정도라고 해야 겠죠.

 

카페 창문을 통해 쳐다 보니.. 아래 쪽에 삽살이 한 마리와 여인네 둘이서 청와대 올라가는 차 끊긴 길에서 열심히 눈에 뒹굴고 있더군요. 다른 곳이야 차도에 차가 다니지만, 이 곳이야 차가 안 다니는 터라.. 더구나 청와대 차량도 이쪽보다는 효자동 길을 이용하죠. 그래서 그런지 완전 차 없는 길에서 눈 놀이를 하더군요. 한참을 앉아있다가...

 

돌아오는 길의 눈은 푹푹 빠지더군요. 다른 곳이야 인적이 많지만, 이 곳 경복궁 옆 길은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요. 거의 20cm 정도 쌓여 있는 눈 속을 헤치면서.. 푹푹 빠지는 신발을 빼내면서 재밌는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다 보니 부자가 함께 눈덩이를 굴리고 있더군요. 거의 직경 1m는 훨 넘어 보이던데.. 부자 둘이서 나누는 대화는 야 집까지 굴리고 가자 더군요. 좀만 더 굴리면 아버지 덩치보다 훨씬 더 커질지도 모르는 눈덩이를 굴리는 부자였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종로에서 택시 타고 그냥 삼청동 초입으로 가자고 하면 됩니다. 파출소 앞에 내리시면 바로 앞에 보입니다. 또는 종로나 시청 SFC 앞에서 마을 버스 2번 타면 됩니다. 2번이던가요? -.-.. 기억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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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작성 : 2004.3.5

여기로 옮겨옴 : 2004.12.27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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