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닫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도를 아십니까.. 무리들과 마주치는 순간이다.


지금은 날카로움을 주는 인상이지만.. 예전 사진들은 모두 순한 인상이다.

물론 지금의 모습만 아는 사람들에게는 장난하냐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예전 사진을 보여주면 보는 사람들마다 왠지 안 어울린다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생각해도 지금 인상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긴 하다.


어쨌든 내가 .. 많이 다녀보면서 안 건데...

얘들은 맡은 구역이 정해져 있다. 말하자면 교보문고에서 그 앞 건널목까지 한 팀..

건널목에서 YMCA앞까지 한 팀.. 이런 식이다.

어쨌든 그 시절에는.. 교보문고에 오전에 들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도 그렇긴 한데..

아주 재수 없는 날은 종로 1가역에서 교보 문고까지 가는 길에 4명 정도를 만난다.

구역 팀마다 나를 붙들고 다 인상에 화기가 돈다, 인상이 아주 좋다, 등등등.. 갖가지 멘트다.

뭐 이건 끈끈이 풀 붙여 놓은 것도 아니고, 걸어 다니고, 혼자 다니니 철썩 철썩 달라붙는다.

그리고 인상도 순해 보이니, 100% 당첨이다.

한참 당하고 나서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개무시라는 거 였는데.. 말 걸던 말던 개무시.. 직진.. 이었다.

저리 가라고 하면 더 달라붙는다..


몇 년이 지난 요즘은.. 길거리에 나 혼자 있어도 나한테는 거의 접근 안 한다.

인상이 아주 바뀐 걸 깨닫는 순간이다. 저 멀리서, 도를 아십니까 군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서로 마주보면서 걍 지나간다.. ㅎㅎ..


요즘은 날카로와져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전형적인 멘트를 하면.. 손가락 하나 들어주면 바로 떨어지더군..


여튼 몇 년간 많이 인상이 변했다는 걸 깨닫는 일 중 하나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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