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그외 스포츠'에 해당하는 글 23건

한국 축구를 이야기할 때 항상 이야기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은 윙자원, 특히 윙포워드 자원은 넘쳐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그걸 논의하기 위해 먼저 윙포워드가 갖춰야 할 것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토론은 항상 환영합니다.

 

일단 몇 가지 전제를 놓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첫번째,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글 전체가 피상적/추상적이 될 염려가 있긴 합니다만, 국내 특성상 글에 특정 선수의 이름이 대입되면 그 때부터 이전투구가 되는 양상이 있으므로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두번째, 윙 포워드에 중점을 맞추므로 아래 쪽 2선이나 3선과의 연계에 대해서는 크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즉, 1선인 포워드 라인간의 조율에만 중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세번째, 세세한 것에 대해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2-3가지 중요 요소에 대해서만 중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긴 글이 되는 걸 막기 위해서 짧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네번째, K 리그내에서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선수들의 K 리그 내의 플레이와 국대 플레이 스타일 사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니까요.

 

어쨌든 각설하고..

 

윙 자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터치 라인을 치고 달리는 스피드*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저도 이에 대해서는 절대 부인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 윙포워드 들에게 터치라인 스피드가 빠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당연히 빠르다고 이야기합니다. 세계적인 수준에 달할 정도로 빠른게 한국 윙포워드들입니다.

 

그렇다면 그 외에 뭐가 필요한가? 이에 대해서는 첫번째 키워드가 윙포워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 포워드란 단어입니다. 포워드란 건 말 그대로 최전방 라인입니다. 최전방 라인은 결국 골을 위해서 존재하는 라인입니다. 즉, 터치라인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면 항상*포워드는 PA 안에 존재*해야 합니다.

한국은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에도 그렇지만 명목상 3톱을 쓰긴 합니다만, 항상 원톱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즉, 3톱인데도 불구하고 골 에이리어 근처에는 항상 원톱만이 존재하는 기이한 현상이 보여왔습니다. 3 포워드인데도 불구하고 골을 노리는 포워드는 한 명이라는 게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왜 그런 걸까요? 한국 축구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자면..

일단 센터 포워드는 항상 PA 안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왼쪽 윙포워드와 왼쪽 미들 라인이 터치라인을 따라서 공격을 전개할 때, 오른 쪽 윙포워드는 어디 있는걸까요? AM이 독특한 위치를 점하지 않는한, 제대로 된 윙포워드라면 포워드라는 단어에 걸맞게 자신도 PA 안으로 들어와줘야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CF와 RWF 가 Near Post와 Far Post를 서로 분담을 해줘야 합니다. 그런 상태라면 최소한 수비는 3명이 붙어줘야 한다는 거죠. 그럴 경우 LWF에게는 한 명의 수비만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한 RWF의 배후 공간과 AMF의 공간 역시 상대방의 미들 라인이 커버해줘야 합니다.

근데 현재 한국 축구는 그러한가라고 묻는다면 아닙니다. 한국 윙포워드의 고질적인 병폐중 하나가 반대쪽 터치라인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왜 자신은 계속 반대쪽 터치라인에 남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윙포워드도 포워드입니다. 그렇다면 골이 목표입니다. 골은 골에 가장 가까운 곳에 얻을 수 있습니다. 

즉, 항상 말하는 한국의 고질적인 원톱 문제는 원톱의 문제라기보다는 윙포워드들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항상 일본과 비교하지 않습니까? 한국은 센터 포워드만은 항상 일본보다 나아왔다. 근데 왜 원톱 부재라고 이야기할까요? 이는 원톱이 문제가 아닌 다른 쪽의 문제도 같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겠죠.

 

또 하나 .. 한국 축구의 윙포워드는 전술했듯이 세계적인 수준의 터치라인 플레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상대 수비에게 자꾸 끊기는 걸까요? 세계적인 수준인데도요? 상대 수비가 세계적이어서 일까요? 근데 아시아 축구도 못 뚫는데요? 정말 개인기가 부족한걸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존재하지만 시스템 문제가 아닌 윙포워드 자신만의 플레이 성향으로 문제점을 지적해 보자면.*터치라인 플레이만을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자면, 예전부터 DMF나 WB만을 고집해왔습니다. 그런데 윙플레이하는 선수 중 터치라인만으로 빠르고 개인기 좋은 선수를 무서워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그런 선수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터치라인쪽으로 계속 쭉 밀어내주면 됩니다. 그 선수의 목적은 결국 골 얻자는 건데, 터치라인 쪽으로 쭉 엔드라인 까지 밀어내주면 그 선수가 해줄 건 크로스 밖에 없습니다. 물론 윙포워드가 상대방 수비를 완전히 뛰어넘는 기량을 보인다면 아주 좋죠. 근데 그건 좀 힘들죠.

말하자면 한국 윙포워드들은 터치라인 플레이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수비수 입장에서는 원하는대로 해주게 하면 됩니다. 그 뒤에 할 건 하나밖에 없으므로 막는 건 쉽습니다. 이는 개인기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수비수의 목적은 결국 하나입니다. 상대방 공격수의 선택 옵션을 줄이는 것입니다. 반대로 공격수는 자신의 선택 옵션을 최대한 늘리는 게 최선의 공격입니다. 그런데 한국 윙포워드는 터치라인 플레이만을 고집함으로 인해서 자신의 최대 장점을 죽여 버립니다. 즉, 중앙 쪽으로 파고드는 플레이가 있어야 합니다. 터치라인만으로 치고드는 플레이가 아닌*중앙으로 치고 들어가줘야*합니다. 그렇게 되야 상대방 수비수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세번째 정확한 크로스.*부정확한 크로스*.. 이 문제도 역시 두번째의 문제와 아주 큰 연관이 있습니다. 공격 옵션은 터치라인 플레이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방도 크로스를 막는데 중점을 둡니다. 그러니 부정확한 크로스가 나올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크로스를 막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크로스를 시도하면 당연히 부정확할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몇 가지 점을 생각해보면.. 한국은 윙포워드는 많지만, 정말 쓸만한 윙포워드 자원이 엄청나게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네가지 조건 중에서 첫번째 조건만을 만족할 뿐이지. 나머지 세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윙포워드는 엄청나게 부족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한다면, 사실 올해 이전까지의 국대 윙포워드 자원 중에 위 조건을 어느 정도 만족하는 선수는 2명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어찌 보면 계륵이라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첫번째 조건을 만족하니, 쓰고 싶긴 하지만.. 나머지 조건을 만족 못 하죠.

그나마 위안을 삼는 건 올해 새로운 뉴페이스의 윙포워드/사이드미들 자원중에서는 언급한 플레이를 해주는 선수가 있다는 걸 정말 눈물나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선수들이 어떻게 커갈지 정말 기대가 되기도 하구요.

 

짧게 쓰려고 했지만, 길어졌네요. 모두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사실 플레이 메이커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에서 너무나 과장된 플레이 메이커라는 단어 때문에 그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플레이 메이커, 말 그대로 게임을 만들어가는 플레이어다. 그러나 축구라는 게임의 속성상 패스 하나로 게임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게임의 흐름을 자신의 팀에 유리하게 한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플레이메이커라는 선수를 골에 직접 관여하는 환상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로만 생각한다. 말하자면 플레이메이커=Attacking 미드필더 정도로 생각한다. 그게 싫을 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그와는 틀리다. 플레이 메이커란 골에 관여하는 직접적인 패스보다는.. 공을 받는 즉시 이후 4-5번의 패스를 거쳤을 때 어떤 사이드가 가장 빨리, 효과적으로 상대편의 골 에이리어에 다가가는 지 결정한 후 그 쪽으로 패스를 주는 게 플레이 메이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거기에 가장 적당한 위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보다는 뒤쪽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위치가 플레이 메이커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상대방의 공을 받은 즉시 이후 공격 방향을 결정해주어야 한다.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공이 가서 공격 방향을 결정하게 되면 현대 축구에서는 이미 늦다. 그 상황이 되면 이미 프레싱이 이루어진 뒤다. 말하자면 DMF 정도의 2.5선 위치가 플레이메이커로 가장 알맞다고 본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축구의 전술에서 핵심이 되는 것 역시 항상 DMF 였다. 게임의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바꾸어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격의 방향을 결정해주는 패스를 해줄 수 있는, 그리고 상대방의 공격 방향을 알아내서 그 공간을 블럭해주면서, 수비에서 공격으로 방향을 결정해주는 플레이 말이다. 그 후 공격 방향이 결정되면 AMF나 포워드 라인이 밀고 올라가면서 다시 그 배후 공간을 DMF 가 점해주면서 끊임 없는 공격의 시발이 되야 한다.

 

물론 이런 전술의 핵심에는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DMF 뿐만 아니라 빠른 측면 미드 필더, 그리고 어느 정도의 개인기를 가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필요하긴 하다. 그렇지 않으면 롱패스만이 가능해져 버리니까..

 

플레이 메이킹에서의 패스는 킬 패스가 아니다. 게임의 흐름을 결정해주는 단순 명료한 패스다. 하지만, 단순 명료한 그 패스가 상대편의 수비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 뜨려 버린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올해의 월드컵이 그 전까지와 가장 많이 틀린 점이라면 매직의 퇴조인 것 같다. 항상 매대회마다 매직을 부리는 선수가 존재했다. 그 선수가 속한 팀은 승승장구 했고, 우승하는데도 그런 선수가 항상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올해 대회는 그런 매직을 부리는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단이나 리켈메도 매직이라기보다는 출중한 플레이였을 뿐, 매직이라고 생각할 만큼 경기를 지배하지는 못 했다.

 

그런 이유는 몇 개 팀을 제외하고는 모든 팀들이 엄청나게 강한 수비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공격력이 강했다고 생각하는 아르헨티나도 엄청난 수비력을 보여주었고, 결국 결승에 올라갔던 두 팀들도 결국은 극강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결승까지 도달했다. 즉, 촘촘한 수비로 인해서 매직을 부릴만한 선수들이 모두 공간이 없었다는게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올해의 월드컵의 롤 특징을 요약하자면, 더블 볼란치와 3명의 미드 필더 구성일 것이다. 더블 볼란치는 근년에 걸쳐서 거의 모든 정상권 클럽팀들이 구사하고 있고, 월드컵에도 주류가 될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류팀이 될 것 같다.

그런 와중에서 몇몇 팀을 제외하고는 공격 루트의 다양성을 보여주질 못하였다. 즉, 대부분의 팀들이 강력한 2.5선의 블럭을 피해서 단순한 양 사이드 공격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보였다. 아주 대표적인 팀이 잉글랜드였다. 강력한 공격력을 갖췄으면서도 맥을 못춘 공격력을 아마도 그런 공격 패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격 라인의 단조로움은 몇몇 팀에서는 예외로 보였다. 그런 팀들의 공통점들이라면 중앙 미드필더의 양옆으로 내어주는 패스, 또는 배후, 전방의 공격 방향을 결정해주는 패스가 아주 수준급이었다는 점이다. 초반의 아르헨티나와 후반의 프랑스가 그런 예로 보인다. 클럽 대항 경기에서는 강화된 조직력으로 인해서 그런 공격 방향 결정이 더블 볼란치에서 결정되었지만, 국가 대항전에서는 그 위치가 아직까지는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몇 년전의 플레이메이커 전성 시대의 포스는 사라졌고, 매직도 사라져 버렸지만 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AMF의 공격 전개 능력이 효력을 발휘하는 듯 싶다. 물론 강력한 더블 볼란치의 서포트를 받으면서 말이다.

 

4년 후의 월드컵에서는 아마도 공격 방향 다변화의 롤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게로 더 내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마도 한국은 그런 방향에서 약간은 뒤쳐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기대는 이호같은 선수를 기대하고 있다. 아마도 뒤쳐진 한국의 흐름을 한단계 끌어올려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니까..

 

어쨌든 중요한 것은 2.5선이 팀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더블 볼란치가 팀의 밸런스의 핵심이 될 것이다라는 점이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존재가 중요하다. 다만 짧은 패스나 긴 쓰루 패스같은 단조로운 패스가 아닌.. 공격의 방향을 결정하는 스위치의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가 중요하다.

 

아마도 그 이후가 되면 팀의 밸런싱의 핵심은 센터백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내 예상이긴 하지만.. 현대 축구의 역사는 팀의 밸런싱의 핵심이 CF에서 AMF로, 거기서 다시 MF로, 다시 DMF로 옮겨왔다. 축구가 개인기의 스포츠가 아닌, 점점 더 시스템의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즉, 이제는 개인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전술적인 이해가 가장 중요한 스킬이 되어가는 것 같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축구에서 팀 전술은 모든 팀 운영의 핵심이다. 개인 전술이야 어차피 팀 전체적으로 갈고 닦을 수 없는 것이고,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마음대로 향상 시킬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팀 전술은 팀 전체적인 움직임을 규정하고, 개인 전술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므로, 팀운영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전술의 핵심은 나의 선택 사항을 최대로 늘리고, 상대방의 선택 사항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축구 전술에서 선택 사항은 공간의 지배로 결정된다. 즉, 상대방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줄여주고, 우리가 사용할 공간을 최대한 늘려주는 것으로 결정된다. 그런 공간을 최대한 늘려주고, 줄여주는 것은 선수들의 전술 이해 능력이다. 개인기로서 늘려주는 것은 아무래도 한정되고 2:1 상황이 되면 그런 개인기에 의한 공간 장악력은 아무래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인적 자원

 

일단 팀 전술에 앞서서 중요한 것은 그 팀의 인적 자원이다. 이 팀의 인적 자원의 특징에 따라서 어떻게 전술을 짜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린다. 즉, 멋있는 팀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 팀이 이기느냐 이기지 못하느냐가 나뉜다. 멋있는 축구는 개인기가 중요하지만, 팀 전술은 그 보다는 머리가 중요하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어떻게 밀고 가느냐인 것이다.

 

현재 팀에 +가 될만한 사람을 먼저 골라보면.. 즉, 이 사람들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술을 갖춘 후, 나머지 자리를 갖춰줘야 한다.

 

전술 이해도와 안정적인 볼 컨트롤, 체력 떨어짐 : 2 - A

전술 이해도 약간 떨어지지만, 피지컬과 운동 능력이 되는 이 : 2 - B

체력과 운동 능력을 갖췄지만, 볼 컨트롤이 떨어짐, 전술 이해도 중 : 1 - C

체력은 갖추고, 볼 컨트롤 떨어짐, 전술 이해도 중하 : 1 - D

 

그외의 사람 : 운동 능력 떨어지며, 체력도 떨어짐. 단 전술 이해도가 높을 수 있는 가능성.

 

이런 인적 자원의 특징은 A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한 명을 개인기로 제낄 수 있는 능력이 희박하다는 것이고, A도 역시 개인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따돌리고 난 후에 체력적인 여유가 없으므로 개인기에 의한 공격 전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공격적인 팀 전략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 역시 불가능하다. 따라서 가능한 전략은안정적인 수비와 압도적인 피지컬을 통한 카운터 어택이 가능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중원의 지배력이 딸리더라도, 2선을 생략하고 정확한 중거리 패스를 통한 카운터 어택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인적 자원의 분석도 필요한데. 많이 싸우는 팀들을 대체로 요약하자면.. 머 많이 싸우는 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마츄어 팀의 인적 자원 구성이다.

상대방의 공격 라인 5명 정도는 대체로 우리 수비수를 1-2명 제낄 정도의 능력은 된다. 그러나 A의 둘을 확실하게 제끼는 것은 힘들다. 또한 우리 수비수들이 공을 뺏으려 하지 않고, 공간만 죽여준다면 빠른 전개는 불가능한 정도의 개인기이다. 또한 전술 이해 능력이 떨어진다. 모두 중앙 침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한 명은 압도적인 개인기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A의 둘 역시 제낄 수 있다. 다만, 데드 볼 상황에서 제끼는 것은 가능하지만, 급작스런 가속 능력은 없다. 그러므로 속도를 붙일 수 있는 공간을 주지 않는다면, 충분히 개인기를 제압할 수 있다. 즉, 제자리에서 개인기 부려봐야 다시 제자리라는 것이다. 다만 중거리 능력이 탁월하므로 CM에 위치했을 때, 중거리 공간을 주지 않는게 중요하다.

수비 라인은 대체로 아마츄어 팀의 부실함 그 자체이다. 어느 정도의 볼 컨트롤을 하긴 하나. 공중볼 처리 능력이 부족하고, 피지컬이나 스피드가 떨어진다. 낮고 빠른 로빙 쓰루는 물론, 높은 볼에 대한 경합 능력 역시 부족하다.

요약하자면 우리 팀보다 대체로 공격 력이 좋으나, 전술 이해 능력이 떨어지면서 효율적인 공격이 부족하다. 그리고 수비력은 전형적인 아마츄어 팀의 약점을 보인다. 팀 전체적인 능력으로는 우리보다 한 두 수 위지만, 전술적인 능력은 우리보다 두 세수 아래다.

해당 팀의 약점은 중앙 수비수들의 수비능력 부족과 공격수들의 전술 이해 능력이 부족이라 할 것이다.

 

 

대체적인 팀 전술의 바텀 라인

 

여기서 내가 구사하고 싶은 전략은 선술했듯이 안정적인 수비와 압도적인 피지컬을 통한 카운터 어택이다. 즉, 안정적인 인적자원인 A와 피지컬의 우세를 앞세울 수 있는 B를 통해서.. A는 안정적인 수비, B는 카운터 어택시의 우세한 몸싸움이 가능한 포워드 라인을 이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팀 전술로 삼는 것이다.

 

즉 위에서 언급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6명의 대부분을 센터라인을 따라서 배치하고, 나머지는 사이드라인을 통해서 배치한다. 그리고 이 센터라인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한다.

 

이런 팀 전술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은 중앙 2선의 공백이다. 3선의 안정적인 수비 라인이 존재하고, 1선 포워드 라인이 역습에 효과적인 반면, 평상시에 게임을 지배할 수 있는 2선의 파괴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팀 전술에서는 이런 2선의 공백을 줄일 수 있는 세부 전술이 존재해야 한다.

 

 

포메이션

 

어쨌든 이런 바텀 라인을 통해서 배치된 포메이션은 아래 그림과 같다. 굳이 숫자로 표현한다면 4-4-2 포메이션이다. 사실 난 그런 숫자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해를 위해서 써둔다.

 

일단 수비 라인은 4명의 포백 라인을 주로 한다. 양 쪽 사이드 백 두명과 1명의 센터백은 스토퍼로서 역할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의 센터백(A2)은 공간을 메꿔준다. 말하자면, 즉, 양쪽 사이드 침투가 있었을 때, 사이드 백이 1차 저지선을 형성해주고. 사이드 침투한 공격수를 엔드라인쪽으로 밀어붙여준다. 그리고 배후 공간은 A2가 아닌 나머지 센터백이 담당하게 된다. 센터백 A2는 중앙으로의 센터링을 차단해준다. 그 앞의 공간에서의 센터링 커트는 A1의 CM이 담당해주게 된다. 사실상 중앙 침투하는 공격수를 담당하는 최종 수비수는 CM이 된다. 그리고 CM의 커맨딩에 따라서 DM이 공격수에게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으로 없애주는 Space Eater의 역할을 한다.

 

중앙 미드필더 쪽은 사실상 2명의 더블 볼란치인데, A1을 CM이라 표시한 이유는 주 공격 전술인 카운터 어택을 할 때는 A1이 카운터 어택을 담당하면서 공격적인 작업을 수행해주기 때문이다. 사실 리베로로서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체력이 달려서 제한적인 리베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두 명의 더블 볼란치는 사실상 엄청나게 넓은 영역을 마크해야만 한다. 체력이 딸리는 A1은 공격과 수비 둘 중 하나만을 수행하게 되고, 나머지 넓은 영역은 C가 마크해준다. 이 때 전술 능력이 있는 A1의 커맨딩에 따라서 C가 맨 마킹을 해주고, A1이 남은 공간 마크를 해준다. 또한 A1은 센터백 A2와 함께 유사시에는 센터백이 된다. 다시 말하면 5백으로 전환하게 되고, 그 앞의 공간은 C가 마크해준다.  

공격 시에는 C가 약간 뒤로 빠지게 되고, A1이 2선에 위치하게 된다. 즉, 2명의 MF가 1선으로 올라가면서 바로 배후 공간을 A1이 차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1선에서 넘어오는 공을 중거리 능력을 활용하거나, 배후 침투를 활용해서 PA 안으로 넘겨주게 된다. 또한 상대방의 역습을 1차 저지해주게 된다.

더블 볼란치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의 MF는 전술적 신체적 능력이 약간 딸리게 되는데, 이 MF가 가장 이 전술에서 취약한 부분이 된다. 다시 말하면 이 공간을 채울 인적 자원이 없으므로, 패스에 의한 전개보다는 2선을 생략한 카운터 어택을 시도하게 된 까닭이다. 내가 상대방을 지휘한다면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하게 될 것이다.

 

공격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현재 센터링을 올려줄만한 자원이 없고, 개인기로 상대방을 제낄 자원도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공간 침투로 생긴 공간 패스로만 공격이 가능하고, 또 한가지는월등한 피지컬을 이용한 역습만이 가능하다.

센터링 부재는 모든 아마츄어 팀에서 공통된 어려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마츄어 팀에서는 그래도 사이드로의 공격이 주가 된다. 이는 중앙에 수비가 몰려 있다는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양쪽 사이드로 도망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 쪽으로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격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밀려 나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 중앙 공격수 2명은 절대 사이드 쪽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자제하게 하였다. 절대 중앙에서 움직이고, 양 MF 역시 사이드 공격보다는 2명의 포워드가 앞으로 빠져나갔을 때 PA 양 모서리 약간 안 쪽에 생기는 영역을 집중 공략하게 하였다. 그리고 양쪽의 넓은 공간은 수비 라인을 극도로 끌어올리면서 사이드백으로 하여금 담당하게 하였다. 즉, 공격 작업을 수행할 때 우리 수비 라인을 거의 중앙선까지 나와 있다. 이는 센터백이 스톱퍼로서 능력이 뛰어남을 전제로 한다. 또한 상대방이 거의 사이드라인 쪽으로만 공격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양 쪽 사이드 백으로 하여금 공격수를 양쪽 사이드라인 쪽으로 밀어내게 하면 되는 것이다. 약간 공격 능력이 좋은 팀이라면 문제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마는 전술 적인 포인트를 알지 못하므로,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역습 옵션의 경우, 안정적인 3선 수비를 바탕으로 했을 때. 2.5선에 존재하는 CM이 패스를 끊거나, 2/3선의 다른 선수가 공격을 끊어냈을 때 빠르게 CM에게 연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CM은 어느 정도의 공격 전개를 통해서 상대방 2-3선의 공간을 무너 뜨린 후, 상대방 3선 뒤쪽과 골키퍼 중앙 공간으로 공을 떨궈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체로 아마츄어 팀들의 센터백들이 안정적인 볼 처리, 특히 공중볼 처리에는 문제가 있으므로.. 그러나 우리 팀 포워드 역시 볼 터치가 안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빠르고 낮은 로빙 쓰루보다는, 상대방과 공 경합을 펼칠 수 있게, 즉 우리 피지컬을 이용할 수 있게 높은 펀트 킥과 같은 쓰루를 펼친다. 5개 중 하나 정도만 유효 슈팅이 가능하더라도 상대편 수비 라인을 뒤로 물러 주게 하면서 중원 지배력을 높일 수 있고, 우리에게 유리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또 하나의 옵션인 공간 침투에 의한 공간 패스는.. 2선 공격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 팀의 인적자원 문제로 인해서 가능한 자원은 CM만이 존재한다. 즉, CM이 FW나 MF와 체인징하면서 양쪽 사이드 라인으로 펼치거나 중앙으로 펼치게 된다. 이 때 사이드 쪽으로 펼칠 경우 센터링이 가능하므로 좀 더 유효하지만, 동선이 너무 길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주로 중앙 FW와 스위칭을 하면서 공간 침투를 하게 된다. 다만 이럴 경우 2.5선의 1차 공격 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없으므로 DM의 적극적인 공간 장악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MF 중 한 명이 뒤로 빠지면서 커버링을 해주어야 한다.

두 가지 공격 옵션 모두 CM을 이용하는 전술이 된다. 너무나 선택 사항이 제한된 옵션이라 할 수 있다. 즉, 전술적으로 봤을 때는 아주 취약 지점이 된다. 나의 선택 사항이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러나, 팀의 인적 자원으로 봤을 때 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약점

 

이 전술의 약점은 몇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단점은 공격의 옵션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전술의 핵심은 항상 자신의 선택 옵션을 늘리고 상대방의 옵션을 줄이는 것이다. 현재 수비 전술은 상대방의 공격 전술을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줄일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이 되었고, 모두 전술 포인트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공격 쪽에서는 단순한 옵션만이 존재한다는게 문제이다. 이 문제는 전체적인 팀 수준의 향상이 있어야만 가능한 문제이다. 어쨌든 그런 문제를 제외하고, 포인트 별 약점을 지적하라고 하면.

첫째, CM에게 과도한 밸런스가 걸려 있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이 CM에게 적극적인 압박을 가해줄 경우 역습의 전개가 늦어지므로 일방적인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이럴 때 타개책은 현재는 FW 중 한 명을 내려가게 하면서 중원 지배권을 강화하고, MF 의 양 사이드 공격을 전개하는 쪽이다. 그렇지만, 득점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세력 싸움에 밀리지 않기 위한 경향이 크므로, 효율적이지 않다. 더구나 팀 전체적으로 체력이 딸리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부분이다.

둘째, 양쪽 사이드백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서 양쪽 사이드백 배후 공간이 상당히 취약하다. 이는 스피드가 좋으면서 전술적인 포인트를 아는 상대방 윙이 존재한다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그러나 한국 아마츄어 축구는 거의 전술적인 포인트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하면, 양쪽 사이드 침투를 하고 나서, 그 후 동작이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중앙으로 경로를 바꾸면서 침투를 해주어야 하는데, 그런 동작이 전혀 없이 계속해서 일직선 침투만이 존재한다. 즉, 침투 경로가 너무 단순하다. 만약 중앙 침투를 하는 윙이라면 다른 패턴의 수비가 필요하다.

셋째, MF의 역할 부재. 현재 MF가 수행하는 역할이 거의 전무하다. 다시 말하면 거의 생략되다 시피 한다. 공간 채우기만을 수행하게 되는데. 공수 전환 때만 의미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즉, 개인적인 능력이 발전된다면 사이드의 배후 침투가 가능할 텐데, 현재는 볼터치가 불안정하고, 이어지는 중앙 침투를 수행하질 못한다. 다른 옵션인 센터링 역시 불가능하다. 말하자면 단순한 직선 침투만 감행하고, 그 후 동작이 없고, 불가능하다. 현재는 MF는 단순히 CM의 커맨딩에 따라서 Space Eater의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까지의 경과

 

처음에는 거의 공이 앞으로 가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공을 건드리긴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전술적인 핵심 사항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6:4 정도로 중원이 밀리는 경기를 하더라도,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유리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즉, 효율적인 경기를 하면서 체력 세이브가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시스템에서 좀더 나은 시스템으로 가려면 MF와 DM의 능력 개선이 제일 시급하다. DM의 능력이 개선되면 CM이 약간 공격적인 작업을 수행 가능하면서 득점력이 개선될 것이다. 즉, 약간 밀리는 경기가 아닌, 중원의 지배력을 좀더 개선할 것으로 생각된다. MF의 능력이 개선되면 현재의 한정적인 공격 옵션이 아닌 중원 지배력 강화를 통한 다양한 옵션의 공격이 가능할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난 한국형 천재라 불리는 이들을 싫어한다. 박주영, 윤정환, 이관우 등등등..

 

고등학교 축구 경기를 보러가면 가끔 재밌는 광경을 본다. 선수 하나는 프리롤로 놀고 있고, 나머지는 시스템대로 움직인다. 그리고 수비하다 공 뺏으면, 프리롤로 놀고 있는 선수에게 공이 연결된다. 그리고 그 선수가 드리블해서 골을 넣던지, 아니면 어시스트로 골을 넣던지.. 그런 패턴이다.

그런 선수들이 박주영, 윤정환, 이관우 같은 이들이다.

 

즉, 그 팀은 팀을 위해 해당 선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팀이 해당 선수를 위해서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물론 뭐 고등학교 축구에서 이기기 위해서 그렇게 하니, 그 상태에서는 그게 최고의 시스템일 거다.

 

그런데 이게 프로 축구나 내셔널 팀 레벨로 가면 이야기가 틀려진다. 그 전까지는 수준이 높았지만, 이제는 팀 전체가 자신만큼 수준이 높다는 거다. 이 때 자신을 바꿔야 하는데 바뀌지 않는다. 그렇게 자기 중심적으로 플레이했던 사람들이 바뀌겠는가?

 

그런 선수들에게 공통적인 단점은.. 공이 오기 전까지 움직임이 없다. 그리고 공 뺏기고 나면 그걸로 끝이다. 그 후에 자신은 골만 넣으면 되니까.. 그리고 수비력이란 없다.

 

팬들이란 사람 눈에서는 그런 선수들이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공 잡고 나서 그 뒤 움직임만 보고 있으니, 그 공 움직임은 참 현란하니까.

 

그러나 그 선수들은 0.5인분이다. 다른 선수들이 그 선수의 0.5인분을 위해서 엄청나게 뒤에서 뛰어주고 있다는 말이다. 고등학교 레벨에서는 그게 통하지만, 프로나 내셔널 레벨에서는 그게 절대 안 통한다. 남들이 0.5 인분을 대신해줄만한 여유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박주영이 스타팅에 있는 순간부터 이기는 걸 바라진 않았다. 10.5 : 11 이라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한국형 천재라 부르는 애들에게서 보이는 모든 결점을 다 보여주고 질 줄은 몰랐다. -.- 정말 짜증난다.

 

원톱이 아닌 이상 수비 하지 않는 선수는 필요 없다. 수비 못하는 선수도 필요 없다. 근성도 없어 보이고, 수비도 못 하는 한국형 천재들은 좀 사라져줬으면 좋겠다. 아니 그런 선수들이 아예 뛰지 못할 만큼 프로 리그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요즘 내가 제일 싫어하는 문구다. 한국다운 축구는 도대체 뭔가? 한국다운 축구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 건가? 2002년의 히딩크 아래의 한국 축구를 이야기하는 거라면 어떤 특징을 띠는 건가? 그리고 그게 다시 재현 가능한 팀이라고 믿는 걸까?

 

개인적으로 축구의 궁극은 토탈 풋볼이라 생각한다. 모든 선수의 적극적인 프레싱, 적극적인 스위칭. 그러나 꿈에 불과할 뿐이다. 기술에 앞서 체력이 필요한데, 이런 적극적인 프레싱과 스위칭을 하게 되면 같은 기량이라면 먼저 체력이 고갈되고 만다. 토탈 풋볼을 만들고 다듬었던 리누스 미헬스가 항상 강조했던 것은 강철 같은 정신력과 체력이었다. 기술이 아니었다는 거다. 그리고 아무도 그 후로 그런 축구를 시도하지 않는다. 궁극의 축구라는 건 다들 알지만, 그걸 현실로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70년대 이전의 축구라면 부분적인 압박을 가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이제는 불가능한 축구다. 체력을 비축하면서 부분적으로 압박하면 전체적인 압박을 가하는 팀은 체력이 먼저 소진되어 버린다.

 

그러나 2002년 대표팀은 그걸 했다.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그들은 대표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딱 1달만 뛸 클럽 팀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 거의 1년에 걸쳐 다른 일정은 다 버린채 클럽팀만을 위해서 체력을 만들었고, 전술을 만들었던 팀이였기에 가능한 팀이라는 거다.

 

끝없는 압박, 끊임없는 스위칭.. 이건 이제 꿈에 불과한 거다. 다시 1년간 아무 것도 안 하고 국가 대표팀을 만들 수 있나? 그건 이제 불가능한 꿈이라는 거다. 과거의 꿈일 뿐이고..

 

그렇다면 뭐가 한국다운 축구라는 건가? 투혼? 2002년 이전, 항상 우리가 변명처럼 내놓았던 단어가 투혼이란 단어다. 기술이 부족하다면, 투혼이라는 걸로 버텨라. 기술이 부족하면 투혼으로 되는 건가? 그건 패배자의 변명일 뿐이다. 2002년 한국 축구를 다들 칭송하는 건, 그들이 이겼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이긴 자만이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긴 자의 말만이 인정되는 것이다. 지면 모든 것은 패배자의 변명이 되는 것이다.

 

2006년 이제 한국은 정상적인 팀 빌딩을 거쳤다. 아니, 오히려 아주 부실한 팀 빌딩을 거쳤다. 겨우 월드컵 8개월 전에 부임한 감독. 8개월만에 16강에서 1승 1무를 이미 얻어냈다. 배부른 자들, 그리고 무지한 자들은 이제 외친다. 한국다운 축구를 원한다고.. 한국다운 축구가 뭔지 알고는 말하는 건가? 그들에게 묻고 싶다. 한국다운 축구가 뭔지..

 

깨끗한 패배보다는 지리한 승리가 낫다. 축구를 하면 항상 수비 라인과 그 앞선에 서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는 항상 축구란 이기는 것보다는 지지 않는 것이다. 지지 않으면 이기게 된다. 이기려고 하다 보면 지게 된다. 너무 조급한 마음에 정상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기는 축구와 지지 않는 축구.. 이기는 축구가 더 멋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나의 능력과 내게 주어진 팀의 능력은 이기는 축구를 주지 않았다. 마찬가지다. 한국팀에게는 아직까지는 이기는 축구는 주어지지 않았다. 지지 않는 축구만이 주어졌을 뿐이다.

 

지지 말자.. 내가 바라는 거다. 끈질기게, 정말 끈질기게 지지 말자. 버텨라.. 끝까지 상대에게 승리를 주지 말고, 끝까지 버텨라.

 

덧말.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그레시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적극적인 압박, 적극적인 전방 공격 이게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오히려 그 바로 바깥에 공간이 생겨 버리고, 적극적으로 전방 공격만 함으로써 오히려 전방 패스를 넘겨줄 공간에 선수들이 없어져 버린다. 그런데도 여전히 보기 좋은 적극적인 압박, 전방 공격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축구는 정말 개뿔도 모르면서 떠드는 인간들 말이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내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중앙 척추 라인이다. 미드 필더를 말하는 게 아닌.. 공격-미들-수비의 중앙을 차지하는 선수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02년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중앙 라인에서 튼실한 선수들이 차지해줬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압박, 많이 뛰는 것 이런 것 역시 중요하긴 하지만, 그 이전에 팀의 척추를 차지하는 선수들이 튼튼해야 한다. 2002년에는 그 척추를 차지하는 선수들, 황선홍, 유상철/김남일, 홍명보가 팀을 받쳐줬다. 항상 어떤 팀을 보면 그 팀의 척추를 차지하는 선수들을 쳐다본다. 그런 팀은 쉽게 지지 않는 팀이다. 그 후 수비라인, 양날개를 쳐다본다. 양 날개는 화려해 보이긴 하지만, 팀의 중심은 아니다. 수비 라인 역시 중앙 척추가 무너지면 가중되는 무게감으로 인해서 무너져버리게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의 대표팀은 중앙 라인은 로스트 상태다. 그 허리중 김남일은 남아 있지만, 나머지는 완전 로스트 상태다. 혼돈 그 자체다. 사실 이동국의 팬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차지하는 이동국의 위치나 가치를 인정하며, 그에게 연민 같은 것을 느낀다. 그래서 이동국이 한국 대표팀에서 사라져 버린 순간 월드컵에 대한 기대는 버렸다. 그 척추 라인의 공격 중심이었던 이동국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최대의 옵션인 박지성은 그 척추의 공허함을 받치기 위해서 미들의 중심으로 내려와야할 것이다. 자신의 최대 강점인 윙포워드는 포기하고 말이다.

 

그 이전까지의 기대하는 중앙 라인은 이동국 - 안정환/김남일 - 김진규 였다. 김진규가 불안하긴 하지만, 우리 미래라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 수비 라인 중 가장 나이 어리며 포백의 중앙을 담당할 수 있는 인재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향후 10년 넘게 우리 수비 라인을 버텨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이동국이 사라지면서 이 라인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안정환은 이동국과 다른 타입이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한다. 이동국이 사라지면서 안정환도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박지성은 할 수 없이 미들로 내려와야 한다. 김남일은 무너진 포메이션에서 무리하게 여기 저기를 커버해야 한다. 여기까지 무너져 버린 라인은 김진규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무리한 미들 전개 이에 따른 수비력 저하, 이건 수비 라인에는 치명적이다. 나이 어린 김진규에게는, 아직까지 만개하지 않은 그에게는 너무나 무리한 요구다.

 

중앙 척추가 무너져버린 이상 사이드 역시 펼칠 수 없다. 중앙 척추가 튼튼하지 않으면 사이드는 너무나 빤한 공격 옵션이 되어 버린다. 아무나 막을 수 있는 옵션이 된다. 양 날개 중 한 쪽만 남아 있는 날개로는 너무나 날기 힘들어 보인다. 아마도 날지 못할 것 같긴 하지만..

 

그러나 대한민국에 살고 있고,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한 가닥 희망의 끈을 가지고는 싶다. 한 쪽 날개로만으로도 비상하는 걸 보고 싶긴 한다. 힘든 희망이라는 걸 알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발표할 TP를 새벽까지 작성하다가 졸려서 아침에 봤던 조기 축구회 생각이 나서 잠깐 상념을 써본다. 수정 없이 그냥 머리에서 흘러나오는대로 한 번 써봐야겠다.

 

일요일 댓새벽부터 축구를 하러 갔다. 연구실 후배 중 아는 이들이 축구를 한다고 해서 그냥 껴서 뛰어보았다. 학부생들이 축구하는 데 한 번 껴 봤다. 요즘 통 뛸 일이 없어서.. 그리고 사실 잔디 구장에서 축구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으니까.. 비록 인조 잔디 구장이지만.. 한 게임하고 나니, 조기 축구회가 축구하는 걸 잠깐 보게 됐다.

 

조기 축구를 보면 항상 공통적인 전술적인 꼴불견들이 있다. 사실 볼 콘트롤은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공은 항상 만져대니 볼 콘트롤은 좋다. 하지만 축구라는 운동 자체를 이해하질 못한채 축구를 한다. 그냥 단순히 뻥 질러대는 거나, 어떻게든 재끼는 데만 치중한다. 즉, 축구가 골을 향해서 전체 시스템이 같이 이동해가는 운동이라는 걸 전혀 이해 못한다. 공만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나.. 그래서 공이 탁구 경기 보는 것 같이 이리 뻥, 저리 뻥이다.

 

어쨌든 그런 걸 보면 공통적인 꼴불견들이 있다. 주로 공격 라인에서 나타나는 꼴불견이다.

 

가장 꼴불견은 공은 무조건 양쪽의 터치 라인쪽으로만 간다. 절대 가운데로 패스가 투입되지 않는다. 뭐 사실 사람들이 가운데에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것처럼 보이니 절대 가운데로 패스 투입되지 않고 양쪽 터치라인으로만 치고 들어가려고 한다. 그 쪽 공간이 일견 많아 보이니까.. 근데 거기는 혼자 덫 속으로 들어가는 거다. 사이드 라인 따라서 볼 투입해서 그 담에는 어떻게 할 건가? 엔드 라인까지 치고 들어가서 머할건가? 센터링? 아마 축구에서 센터링 올려서 따먹을 수 있으면 그건 아마 수준이 아니다. 그리고 센스 있는 한 두사람이 수비하면 그런 어리 버리 센터링 정도는 가볍게 차단해준다. 대충 그 정도 수준의 팀은 센터링도 아리랑 크로스 아니면 땅볼 크로스다. 그런 거야 들어오는 선수만 밖으로 밀어내주면 아주 간단하다.

사이드 쪽으로 볼을 투입하는 것은 수비 라인 뒤 쪽에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을 엄청난 속도로 침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후 중앙 쪽으로 침투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칼 같은 센터링+포스트 플레이 가능한 CF가 있어야 가능한 전술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냥 시간 죽이는 거다.

 

이런 플레이 성향에 수반되는 특성이 또 하나 있다. 수비는 중앙에 많지만 공격은 중앙에 없다. 사이드 라인쪽으로 열심히 파고 들어가는 플레이어는 있다. 하지만 페널티 에이리어 중앙 쯤 오면 PA 한 중간에서 버텨주는 플레이어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중앙에 최소한 2명 정도는 버텨 줘야 따먹을 텐데, 그런 선수는 절대 없다. 그냥 다들 PA 밖에서 기다린다. 거기서 머할려는 걸까? 사이드 라인 쪽으로 파고든 선수가 다시 골 쪽으로 볼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PA 밖으로 볼을 투입한다. 그리고 공돌리기.. ㅎㅎ..

 

 

두번째, 패스 게임이란 없다. 일단 공 잡으면 짧은 패스로 가는 게 아니라, 뻥 차고 본다. 나도 롱패스를 즐겨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럴 때는 공간이 있거나 우리 편에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플레이엉가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그런 경우 우리 편이 공잡을 확률이 3분의 2가 훨씬 넘는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공은 공 가지고 있는 사람만 주시하고 있다. 나머지는 전부 공 안 쳐다본다. -.- 그냥 공 가진 사람이 자기가 가진 의도대로 공을 줘야 하는 가 보다. 서로 아이 콘택을 하면서 의도를 파악하고 콜을 하면서 공 가진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고 공을 받아 줘야 하는데.. 그래야 공격이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이렇게 공을 안 쳐다보니 패스 플레이가 안 된다. 그냥 뻥 하고 찰 뿐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공을 쳐다보는 다른 플레이어도 공을 쳐다 볼 뿐 그 볼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니 공 가진 플레이어가 패스를 하고 싶어도 경로가 없다. 공 가진 플레이어 주위의 플레이어들은 기본적으로 공 - 수비수 의 일직선 상에서 2-30도 정도 비껴 서 주어야 한다. 그래야 항상 패스 경로가 생긴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을 하질 않는다. 그냥 서 있다. 그러다 패스가 오면 그 때 움직인다. 그러면 이미 늦는다.

 

 

세번째, 백패스란 없다. 공 잡으면 무조건 전진 뿐이다. 뭐,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결국에는 골을 넣자는 거니까. 상대편 골대 근처로 가는 건 맞다. 근데 문제는 한쪽 라인으로만 계속 치고 들어가는 상황에서는 상대방 수비 거기 다 있다. 그렇다면 거기서 공을 앞으로 가지고 가는 건 힘들다. 이 때는 백패스를 통해서 일대일 패스를 받거나, 아니면 사이드 스위치를 해줘야 한다. 근데 그렇게 하지 않고 계속 멍청하게 거기 머리 들이미는 건, 벽에다 헤딩하는 거랑 똑같은 거다.

 

 

네번째, 미친 듯이 드리블만 하는 넘들이다. 뭐 수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제일 막기 쉬운 애들이다. 보기엔 잘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젤 실속 없는 애들이다. 물론 한 번 놓치면 골치 아프긴 하다. 그러나 의외로 정말 막기 쉽다. 그냥 골 근처로 접근 못하게 하면서 사이드나 엔드라인쪽으로 밀어내주면 그 담에 아무 것도 못한다. 얘들의 특징은 미친 듯이 드리블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없다. 그냥 드리블이다. 그리고 드리블이 막히면 그 때서야 패스할 데를 찾아본다. 그 때 패스할 곳이 있을리가 있나? 절대 없다.

드리블은 앞으로 가기 위한 방편이다. 사실 드리블 자체는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가는 것보다 아주 비효율적인 공 이동 방법이다.

 

 

 

어쨌든, 이렇게 축구하는 애들이 우리 팀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그래서 축구를 하게 되면 항상 이런 것들을 일단 고친다.

 

보통 아마 축구를 시키면 투톱을 서게 한다. CF중 한 명은 무조건 PA 중앙에 선다. PA 안 쪽의 골리 보호 구역 표시 마크 양끝에서 못 벗어나게 한다. 벗어나면 뒤에서 무지 갈굼 당한다. 이렇게 되면 일단 양쪽 사이드 플레이가 원활해지고 또 하나는 주워먹기에 아주 좋다. 아마 축구는 주워먹기 골이 좀 많다. 그리고 또 한명의 CF 역시 사이드 쪽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단지 PA 라인 까지 범위가 넓게 설 뿐이다. 중요한 건 두 명이 항상 스위치가 되야 한다.

 

미드 필더는 항상 공을 쳐다보게 하고 무조건 공 주위로 모이게 한다. 수비 뒤 쪽에 서서 항상 수비와 비껴서면서 패스 경로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하면서 숏패스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DMF나 반대쪽 사이드 플레이어는 모인 공 뒤의 공간을 항상 커버하게 한다. 그러면 상대편이 공잡았을 때의 패스를 커트하게 되면서 숏패스의 위험성을 커버가능하게 한다.

 

백패스를 자주 요구한다. 믿을만한 3선 플레이어가 있다면 백패스는 아주 유효한 공격 전개 수단이다. 아마 축구에서는 공 주위로 수비가 몰려드는데 사이드 스위치를 급작스럽게 해버리면 플레이어 체력을 소진시킨다. 그러면서 우리 공격이 아주 유효하고 손쉽게 해준다.

 

드리블은 경합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두 사람 이상, 그리고 20m 이상은 금지다. 그 이상 가봐야 특출한 체력 없으면 바로 뺏긴다.

 

이렇게 하면 일단 미드 필더가 강해진다. 그러면서 가장 큰 효과는 상대편 수비 라인과 공격 라인 사이에 상당한 틈이 벌어진다. 우리 팀 CF가 중앙에 몰려 있으면서, 그리고 사이드 스위치가 많이 일어나면서 상대편 수비 라인은 대체로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압박 수비를 해주면서 패스를 해주게 되면 보통의 팀들의 미드 필더들은 다들 공격 라인쪽으로 치우쳐 버린다. 맘이 급해져 버린 결과라고나 할까.

 

이 후 상황은 미드 필더 공방전이 좀 벌어지면서 가끔 어이 없게 우리 팀이 골 넣는 경우가 많아진다. 즉, 1-2-3선 사이의 간격이 비정상적이 되면서 쓰루 패스나 롱 패스에 아주 약해진다. 그리고 주워먹기 골이 좀 많다.

 

4-2-3-1, 4-3-3 같은 포메이션이나 그런 건 아마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건 누구 말대로 숫자에 불과하다. 그냥 개인 전술을 일단 갈고 닦는게 중요한 거다. 아주 기본적인 개인 전술..

 

뭐, 그래서 니가 축구하는 팀들의 결과는 어떠냐구? 최소한 쉽게 지진 않는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는 쉽게 지지 않는 축구다. 쉽게 이기는 축구는 번뜩이는 선수들이 있지 않은 이상 힘든 거다. 쉽게 이기는 건 골을 만드는 건데, 골이란 건 정말 넣을 줄 아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건 훈련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같다.

쉽게 지지 않는 건 노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쉽게 이기는 건 그 이상의 뭔가가 있어야 한다. 번뜩이는 영감이라고 해야 하나.. 센스라고 해야 하나.. 그건 나한테는 없는 거니까..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내가 축구를 좋아하고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비운의 선수라고 생각한 선수는 최용수와 황선홍이었다.
황선홍은 마지막의 화려한 불꽃으로 인해서 그 모든 게 잊혀져 버리면서 영광의 선수로 남아있지만, 아마도 본인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의 축구 인생은 실패 했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으니..

최용수의 1998년 월드컵 예선을 기억한다. 불꽃같은 투지와 어떻게든 밀어넣어서 집어넣는 선수였다. 그러나 최용수의 축구 인생은 1998년 월드컵 본선과 함께 뭉개진 것 같다. 그 이후 그 때만큼의 후광을 풍겨주지는 못 했다. 리그에서 잘하다가도, J-리그에서는 아주 날아다녔으니까.. 국가 대표 경기에만 나타나면 뭔가 자기 자리가 아닌 듯한 어색함이 보였다. 아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98년 월드컵과 함께 그에게는 엄청난 부담감이 다가왔고, 그의 내성적인 성격과 함께 비운의 스트라이커가 되어 버렸다.

두 비운의 스트라이커는 내 생각에 아마도 우리 나라 스트라이어커의 조합 중 역대 최고였으리라 생각한다. 제대로만 풀렸으면이라는 전제긴 하지만.. 98년 예선까지만 해도 잘 나갔다..

 

어쨌든 요즘은 계속 이동국이 그 두 사람과 오버랩되어 나타난다. 수많은 저주 속에서도 마지막 반짝하는 불꽃으로 인해서 그 모든 저주가 사그라져버릴 것인가? 아니면 저주 속에서 자신이 스러져 버릴 것인가?

 

사람의 말은 내뱉는 순간 그 자체만으로 의지를 가진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이 뱉는 저주는 더 큰 의지를 가지지 않을까? Lee는 그 저주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나..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

근래의 박주영을 센터포워드에 기용하자는 이야기를 들으면 답답한 느낌이 든다. 물론 대부분 축구를 경기장에 가서 보지 않고, 실제로 제대로 된 경기를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센터 포워드라는 자리는 내 생각에 골이라던가, 어시스트라던가.. 그런 건 결과론일 뿐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건 센터 포워드의 조건을 갖추게 되면 자연히 따라오는 결과물이랄까? 센터 포워드의 첫번째 조건은 존재감이다. 페널티 에이리어 안에서 느껴지는 존재감.. 아니면 스타워즈 식대로 하면 포스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존재감은 TV로 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그리고 공만 쫓아가서도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양 날개나 미드 필더들이 공을 잡았을 때 센터포워드는 PA의 자기 자리서 굳건이 버텨줘야 한다. 그 때 존재감이 느껴진다. 밖으로 나가버리게 되면 절대 존재감을 주지 못한다. 이 센터포워드가 보여주는 존재감은 정말 중요하다. 존재감이 확실한 센터포워드는 수비를 PA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2-3명 정도는 묶어준다는 이야기다. 그 만큼의 공간은 다른 공격수나 미드 필더들에게 확실한 공간이나 또 다른 선택 사항을 제공해준다. 그래서 센터 포워드는 다른 모든 선수들과 다른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센터 포워드는 압박을 해주어야 하지만, 그건 자신의 존재감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행해져야 한다.

 

사실 박주영이라는 존재는 날카로움도 가지고 있고, 테크닉도 가지고, 골 감각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센터 포워드에게 절대 필요한 존재감은 없다. 청대 레벨에서는 통하는 존재감이지만, 국대나 K 리그에서는 그 존재감이 통하질 않는다. GS 팀의 경기를 본 바로는 박주영은 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CF가 아니다. 쉐도우 같이 움직이면서 PA 밖에서 안 쪽으로 침투하는 플레이를 즐겨한다. 뭐랄까, GS의 경기는 쉐도우만 둘을 보면서, 플레이 메이커가 오로지 이 쉐도우들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주는 축구를 한다. 전혀 PA 안에서 존재감이란 걸 보여주지 못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도 좋다. 하지만, 그 선수가 맞는 위치라는 것도 있고.. 위치에 필요한 능력이라는 것도 있다. 모든 걸 잘하는 선수는 없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