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왜 현대차나 기아차를 타지 않고 BMW를 샀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아반떼보다 작은 차를 제너시스 가격을 주고 사는 이유를 이해 못 하는 거죠. 뭐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차례대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고, 일단 먼저 밝혀둘 건 그 전에는 현대차를 탔고, 불만 없이 타고 있었습니다. 잔 고장도 없었고, 그냥 타고다닌다면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첫째 이유로, 현대차는 내수와 국외의 제품이 다르더군요. 뭐 다르지 않다라고 현대차 임직원들은 이야기하지만, 공식적인 임직원의 언급을 보면 분명히 다른 차입니다. 말하자면, 리콜 건 같은 돈 드는 건이 나오면 미국와 한국은 법규도 다르고, 그래서 쓰여진 파트가 틀려서 이번 건은 대상이 아니다 라는 걸 공식적으로 멘트를 했습니다. 기업이던 사람이건 돈 들어가는 일이 발생해야 진심이 나오는 법이죠. 립 서비스와 다른 돈이 들어가는 것이므로, 이게 실체와 가까운 이야기일 겁니다.
제가 내수 제품과 수출 제품이 다른 제품인지 아닌지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 기아차는 고객의 목숨이 걸려 있던 말던 내수 제품은 차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입니다. 내 차에는 그런 문제 발생하지 않았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차라는 건 내 목숨을 의지하는 것이므로 보험 성격도 진한 부분이 있습니다.
반대로 외제차들은 국내를 차별할 만한 물량을 국내에 공급하질 않습니다. 그냥 전세계 공통 적용입니다. 국내에 다르게 만들어서 팔만큼 국내 시장이 매력적은 아닙니다. 바꿔 말하면, 국내에서 비싸게 팔기는 할 텐데 안전 가지고 장난칠만큼 국내 수입사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죠.
이게 현대 기아차를 안 사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뭐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주변에다 현대/기아차를 타지 말라고 권유할 정도는 아닙니다. 제 기준과 다른 기준을 가진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차 크기를 이야기하면 전 어차피 2인승 차를 원합니다. 어쩌다 태울 누군가를 고려해서 큰 차를 유지해야 하는 건가요? 제 차의 용도는 95% 이상에서 저 혼자 아니면 둘을 태우고, 자전거 하나 정도 실을 수 있으면 됩니다. 작으면서 뒷 공간이 확보된 차를 원하는 겁니다. 해치 백이 저한테는 맞죠.
셋째로, 고속 안정성 면에서 현대 기아차는 아직 외국 차를 따라오질 못 하더군요. 다소 속도를 내는 편인데, 차가 휘청 휘청 댑니다. 직업 특성 때문에 외국에서 수많은 차를 렌트해봤습니다만, 아주 값싼 차 빼고는 현대차만큼 과도하게 휘청 휘청대는 차는 드뭅니다. 서스펜션도 현대차 중에서는 가장 딱딱한 편이라고 이야기하는데도 고속에서는 출렁출렁댑니다. 수치를 내놔바라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제 차와 동급인 차를 해외에서 거의 모두 렌탈을 해봤습니다. i30를 탔는데, 골프, 포커스, 1 Series, 206, 306, 메간 등등…. 정말 그렇습니다.
넷째로, 차가 멈출때 멈추고 갈 때 가야 하는데 이전 차는 그게 안 됩니다. 제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질 않는 거죠. 이건 뭐 현대, 기아차라기보다는 차에 비해서 작은 엔진 때문이라 봅니다. 뭐, 현대/기아차의 특성이 차체에 비해서 엔진이 아주 작습니다. 바꿔 말하면 공간은 아주 죽이게 잘 나온다는 거죠. 한국 소비자의 특성이 엔진/차체보다는 공간에 초점을 맞추므로 그런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만, 제 취향은 아닌 거죠.
잘 안 나가는 이유는 그런 것 같고, 안 멈추는 이유는 브레이크 급이 낮은 걸로 보입니다. 바로 바로 안 멈춥니다. 그리고 심하게 뒤가 들립니다. 골프나 기타 다른 차들은 그 정도로 심하게 뒤가 들리지는 않습니다.
이걸 요약하면 제가 원하는 차는 이렇습니다. 2인승이고 뒷 좌석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전거를 실을 수 있어야 하니 투어링이나 해치백, SUV여야 한다. 오프로드는 신경도 안 쓰므로, SUV는 관심 대상 밖이다. 차체에 비해서 엔진이 큰 차를 원한다.
차체에 비해 큰 엔진을 얹고, 해치 백인 차.. 운전하면서 차와 분리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차…
그리고 해외와 국내가 동일하게 리콜되는 차..
현대, 기아차에는 이걸 만족시키는 차가 아예 없습니다.
WRITTEN BY
-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