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축구를 보러 갔습니다. 한참 축구를 보러 가지 않았었는데 무척 가고 싶어져서, ㅎㅎ 이벤트도 필요하고.. 상암으로 갔습니다. 어쨌든, 짤막한 느낀 점만 쓰자면.. 중립적 입장이긴 합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축구는 전용 구장에서 봐야 한다는.. 피치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 보이는 광경. 의외로 가까운 선수들의 몸짓. 그리고 한눈에 보이는 운동장 전체의 상황. 물론 응원하는 팀이 있어야만 더 좋겠지만..


성남은 4-2-3-1 정도의 롤로 움직인 듯 합니다. GS는 3-5-2 같긴 한데, 미들 플레이가 너무 엉망이라 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 잘 모르겠더군요. 어쨌든 5의 중점인 히칼도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듯 한 움직이었습니다.

전반전은 성남의 원 사이드 게임이더군요. 특히 모따 선수가 공간을 잘 점유해주고 있었고, 김두현이 주로 수비 쪽에 치중하긴 했지만, 중앙 공간을 잘 점유해주더군요. 그러나, 뭐랄까 전반전에는 승부내지 않고 후반에 승부를 내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탐색만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가끔씩 번뜩이는 두두의 드리블은 죽여주더군요. 유연한 드리블과 절대 밀리지 않는 몸빵.. 문제는 나머지 두 AM과 원톱인 김도훈과의 호흡이 아주 미세하게 어긋나더군요.
GS는 미들 중앙에서 완전히 밀려 버리더군요. 김두현, 모따에게 완전 밀려 버린 나머지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선수가 전혀 없었습니다. 윙 플레이를 의도한다기보다는 중앙에서 밀려나서 어쩔 수 없이 양쪽으로 공을 돌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히칼도는 완전 닌자 모드. 그 외 중앙 미들 완전 생략. 공은 양쪽으로만 가고, 성남 양쪽 풀백들이 아주 수비하기 좋은 모드로만 가더군요. 일단 공이 한 쪽 사이드로 가면 계속 그 쪽 라인으로만 올라가는 단조로운 공격.

전반의 베스트는 두두, 워스트는 히칼도.

후반전은 거의 시작하자 마자 GS가 전략을 약간 바꾼 듯이 보이지만, 여전하더군요. 그러나 김학범 감독의 교체 타이밍에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경기장에서 본 분위기는 모따 저러다 퇴장 확실하군 이라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모따를 계속 밀고 가는 김학범 감독은 좀 뭔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퇴장 후에는 김두현의 공격 범위를 넒히는 전술 같더군요. 나머지 선수는 거의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약간 수비 라인을 내리는 형식이었던 것 같고, 모따 선수의 빈 자리는 김두현 선수가 지키는 형태로 보였습니다. 즉 김두현이 홀로 중앙을 지키는 롤을 부여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비기기 작전으로 밀어붙이는 성남. 어떻게든 뚫어보려고 하는 GS였지만. 여전히 10:11로도 성남의 중앙을 공략을 못 하더군요. 어떻게 10:11인데 김두현 혼자 지키는 미들 중앙을 공략 못 하는지, 자꾸 양 사이드로만 밀려나는 플레이.
후반의 베스트는 김두현, 워스트는 김학범 감독.

전체적인 총평은 성남 같은 경우는 뭐 해보기도 전에 한 명 퇴장이라. -.- 하지만 미들의 장악력은 굉장하더군요. 그리고 수비의 커버 플레이도 잘 되더군요. 리그 나머지 경기가 기대되는 짜임새였습니다.
GS 같은 경우는 저 상태로는 후기 리그 볼장 다 본 것 같습니다. 아주 후지게 축구하더군요. 일단 사이드 스위치가 안 되더군요. 사이드 스위치할 때는 아주 공이 최후방까지 가야만 사이드 스위치가 되더군요. GS 팀 컬러는 역습 스타일로 보이던데, 사이드 스위치가 안 되는 역습이라.. ㅎㅎ 또 전방으로 패스가 가는 경우도 꼭 누군가를 거쳐야만 가는 답답한 플레이더군요. 즉, 공이 멈춰서 있다가 가는 축구를 하더군요. 원터치 패스는 전혀 보이지 않는, 그런 축구입니다.  
그리고 홈 경기인 만큼 GS는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펼쳐야했습니다. 성남의 경우야 원정 구장이므로 일단 지키고, 그 다음 차근 차근 펼치는 축구가 당연했고, 실제 피치에서도 의도한바가 제대로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GS는 전혀 공격이 되질 않습니다. 이는 특히 수비 미들 라인의 부실함에서 비롯된 듯 합니다. 투 볼란치 시스템인데, 볼란치가 디펜더 역할만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적 볼란치는 홀딩 + 앵커라고 생각했을 때, 둘 다 전혀 못 하더군요. 홀딩이 아니라, 최종 수비 라인에서 같이 수비하는 볼란치들이라.. -.- 또한 앵커 역할은 완전 제로. 볼란치에서 공격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최후방에서 공격이 나가는 모습입니다.


솔직하게 본부석에서 2만원 짜리 축구 경기로는 정말 후졌습니다. T.T 특히 GS는 홈에서 저따구 경기를 하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동행은 재밌었다고 해서, 의도했던 바는 달성한 듯도 하고.. :)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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