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바람이 귓가에 스치는 소리가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소리 안에는 바람 소리만 담겨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와 시간과 공간을 둘다 같이 하지 못하는 것들은 그 소리 안에 담기지 못한다.

 

내 주위를 온전히 감싼 것들만이 남아 있거나, 아니면 나와 완전히 속도를 맞출 수 있는 것들의 소리만이 내 귓가에 담겨 있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모두 같이 하는 것들만 남게 된다는 거다.

 

스키를 타면서도, 스케이트를 타면서도, 자전거를 타면서도 항상 귓 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 그리고 나를 감싸는 소리들을 듣는다. 나와 같이 속도를 맞추면서 시간과 공간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의 소리도 좋다. 그리고 완전히 내 주변의 시간과 공간을 감싸버린 물소리, 도시의 노이즈들도 좋아한다.


WRITTEN BY
HanDDol
여행이란 건 말이지. 첫 걸음을 내딜 때는 모든 게 낯설고.. 그리고 점점 더 낯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걸음에는 나의 고향이 더 이상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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